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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인터뷰] 나는 아움이 있기에 희망을 본다. - 송형석 기부자님

관리자 │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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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눈이 많았고 손발이 시린 계절이 중간쯤 지나왔다. 눈이 퍼붓듯 내릴 때엔 걱정이 가득하다가도 눈이 녹아 없어지려 하자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아쉬운 마음만 남는다. 남아있는 겨울의 흔적과 아직은 추운 바람들을 가로질러 또 한명의 기부자를 만나러 향했다. 그곳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 묵묵히 그러나 힘찬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한 사업가를 만났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송형석님이다.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사리판단이 빠른 차가운 분일 것 같아 괜시리 두려워하던 내 마음을 특유의 유쾌한 말투와 실없는 농담들로 따뜻하게 데워주셨다. 꾸미지 않은 담백한 말투로 들려준 생각과 이야기에서 그의 진심이 묻어나온다.

 

 

 

디자이너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해결사

 

 

송형석님은 한국 디자인 협회를 창립하고, 현재 이사장으로서 재임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대표적인 전문직이잖아요. 그런데 그에 걸맞는 처우를 받고 있지 못한 한국의 현실에 눈을 뜨고 제가 이 길에 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한국 디자인 협회는 2주 전 사단법인의 인가를 받고 홈페이지 완성을 갓 끝낸 따끈따끈한 단체이다. 그곳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다.

 

“일단 디자이너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사업 목적이에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의 인식입니다. 디자이너가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인식개선을 위해서도 힘쓰는 것이 두 번째 목표입니다.”

 

당차게 자신의 사업에 대해 설명해주는 그의 모습에서 한국의 많은 디자이너들의 앞날을 밝혀줄 해결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측이 가능한 사람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띄우며 장난을 건네다가도, 질문에 대해서는 곧장 진중한 표정을 짓는 그는 마치 카멜레온 같았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그를 표현하는 말은 무엇일까? 그는 본인을 ‘예측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웃음을 머금으며 대답하였다. 평소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였던 그였기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자 그는 그러한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대답해주었다.

 

“의외라고 보일 수 있어요. 저도 스스로를 사회의 제도가 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예측할 수 없는 길로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예측이 가능한 사람입니다.”

 

말이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지자 설명을 부탁하였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많이 하지 않을 때 창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학생들에게도 창업을 많이 지원하고 권고하는 경향이 익숙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저 무모하고 불안해보이기만 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도전하였고 그러한 도전들이 반복되자 주위 사람들은 그를 ‘너는 남들과 다른 일을 하고 있겠구나’ 하고 예측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그의 이러한 성향이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말하였다. 부모님은 보통의 부모들과는 다른 교육관을 갖고 계셨다

 

“부모님은 늘 절대 공부를 잘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공부 잘하면 공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라고 이야기 하셨죠. 저는 그것이 충격적이었죠. 부모님의 뜻에 영향을 많이 받고 남들이 안하는 일들을 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회사도 입사하고 2달 만에 그만두고 나왔거든요.(웃음)”

 

 

 

 

 

 

사업은 중독이다.

 

 

그러면 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을까? 그는 하늘이 좋아 하늘을 자주보곤 하던 파일럿을 꿈꾸는 소년이었다. 그러나 파일럿에 몇 번씩이나 도전했지만 계속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탈락은 꿈이 간절했던 만큼 큰 배신감으로 돌아왔고 그는 한달 간 학교를 안가며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때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라는 책을 읽고 사업을 결심하게 되었죠.”

 

어린 나이에 생각지도 못하게 사업을 시작해온 그에게 사업을 하는 게 행복하냐는 질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하였다. 그 말에 의아해 하면서 그러면 왜 하냐고 반문하였다.

 

“아무래도 사업에 중독된 것 같아요.(웃음) 너무나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거든요. 저는 예측가능한 일들에 흥미를 잃게 되요. 두려우면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건강한 충격을 선물한 아름다운배움

 

 

그가 아름다운배움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조선일보에 보도된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멘토링 프로그램 기사를 보고는 멘토링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과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 후 평소 알고 지내던 고원형 대표님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 아름다운배움을 보고는 서울대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의 확장사례라고 인식하였어요. 그런 좋은 프로그램들이 퍼져나간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잖아요. 특히 멘토링의 확산은 양적인 증가 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수반할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그래서 좋은 일이구나 라는 생각에 그저 '단순한 마음'으로 후원을 결심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그는 처음 아움 사무실에 방문하였을 때를 기억하며 그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고대표님과 사업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교수님 두 분과 함께 사무실을 방문한적이 있어요. 그 때 저는 뭐랄까.. 건강한 충격을 받았어요. 점심시간 즈음에 방문한 것으로 기억해요. 제가 막 문을 열었는데 아움 사무실 식구들이 아이들과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 있더라구요. 얼굴 가득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라면을 먹는 그 모습이 순수해보였어요.(웃음)"

 

화려하지 않은 대신 소박하고, 복작복작하게 사람냄새 풍기던 정겨운 그 모습이 그의 마음에 진한 여운으로 남았던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마음 하나만으로도 벅차게 빛났던 아움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움이 지닌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방문했던 교수님들과 그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는데, '아~ 시민단체는 이럴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본연의 순수함, 그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 가난해지라는 말은 아니에요.(웃음)”

 

 

   

나눔은 공존을 위한 필수 행위

 

 

“처음에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서로 나눠야 한다는 것을 몰랐어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만 생각했죠. 하지만 여럿이 파트너가 되어 함께하니까 파이가 더 커지더라구요. 공존하기 위한 필수행위가 바로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사업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나눔을 설명하였다. 시장에서 공급자가 서로 힘을 모으지 않고 생각을 공유하지 않으면 공멸해버리므로 생존을 위해서라도 나눠야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회사 내에서 직원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차후에 사업을 하고 싶다는 직원에게 그는 자신에게 배울 점들을 다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생각’을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아움이 있기에 희망을 본다.

 

 

교육에 관한 소견을 물었을 때 그는 '희망적'이라고 대답하였다.

 

“교육의 현실은 과도기적이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에 희망적이기도 합니다. 교육은 절대 단번에 압축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바뀌어야 교육도 바뀔 수 있죠. 그래도 아움이 있어서 희망이 있습니다(웃음)”

   

그러면서 그는 아움에게 제안을 하나 하였다. 사업가다운 발상이었다. 아름다운배움이 더 커지길 바라면서 세계의 대학생들을 함께 멘토로서 세우는 것이다.

 

“전세계 대학생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생각이 많다는 거죠. 세계의 대학생들을 함께 멘토링 캠프에 참가하도록 하면 기업의 후원도 많아질 수 있고 참여도 많을 거에요. 세계 각국에서 후원해 올 수도 있겠죠?(웃음)”

 

그는 진정으로 아름다운배움이 잘 되고 아름다운배움의 멘토링으로 더 많은 아이들의 미래가 밝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안을 하였다. 그래서일까? 아름다운배움과 세상을 향한 그의 따뜻한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21살부터 시작했던 사업, 많은 괴로움, 외로움과 혼자만의 싸움을 벌였을 청춘을 뒤로 하고 어느덧 그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그의 모습에서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이 보인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젖으며 걸어온 그의 청춘에서 그는 자랐다.

 

이제 세상의 대우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해 마음이 움직여 존재하지 않는 길을 만들어 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기에 아직 희망을 간직하고 더 나은 세상을 소망한다.

 

 

 

인터뷰 / 홍보팀 최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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