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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인터뷰] '장돌뱅이와 리더십 캠프, 그리고 달라진 교실' - 현유진 기부자님

관리자 │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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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이하 생략)

 

 

도종환 시인의 ‘여백’이라는 시다.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뒷배경을 맡고 있는 여백, 허공, 즉 하늘때문인 것처럼 아이들 각각의 개성과 재능을 도드라지게 해 주는 넉넉한 허공 같은 사람, 바로 선생님이다. 이번달 아름다운배움(이하 아움)이 만난 주인공도 여백같은 선생님이다.

 

 

 

 

강원도, 파릇파릇한 초등학생들의 영원한 선생님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각종 계획서와 행사(환경미화) 등으로 야근과 토요일 근무까지 하시느라 정신없었던 선생님, 이번달 기부자인터뷰의 주인공은 현유진 기부자님이다.

 

“새학기가 시작하면서 정말 바빴어요. 3월 말에는 독감에 걸려 학교도 못가고 링거까지 맞을 정도로 아팠죠. 학교 하루 쉬고 간 다음날, 우리반 여자아이가 호일에 싸인 무언가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가는 거예요. 포스트잍에 ‘감기 빨리 나으세요’ 라는 쪽지와 함께 따끈한 쌍화탕이 휴지에 여러겹 감싸져 호일로 포장되어 있는거예요. 식지 말라고 휴지로 감싸온거 있죠. 정말 감동이었어요.”

 

학기마다 정신이 없고 몸이 녹초가 되어 힘들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현유진 기부자님은 행복해 보였다.

 

 

 

 

 

 

 

 

‘머무는 진리에서 흐르는 진리로’

 

 

 

 

이름의 뜻이 궁금했다. 머무를 류(留) 진리 진(眞) 아버지께서 진리 안에서 머무르라는 뜻으로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한다. 이름에 대해 더 물어봤다.

 

“대학 때 CCC에서 훈련 받고, 학교에 나온 이후에 좋은교사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진리 안에 머물러 있지만 말고, 진리가 나를 통해서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에 좋은교사 수업코칭 연구소에서 머그컵에 새길 문구를 적으라고 하셔서 ‘머무는 진리에서 흐르는 진리로’라고 썼거든요. 2주 전에 수업코칭 첫 모임에 나가서 컵에 적힌 걸 보고, 이제는 흐를 流 진리 眞 유진이예요? 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렇게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이제 한자를 바꿔야 할까봐요.(웃음)”

 

 

 

 

 

 

아움은 알아갈수록 좋은 단체

 

 

 

작년에 페이스북에서 누군가가 현유진 기부자님을 아움 그룹으로 초대 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 그룹을 탈퇴하지 않고, 가끔 올라오는 글만 읽고 있었다고 한다.

 

“11월쯤 공개수업을 준비하면서 좋은교사 저널을 쌓아놓고 수업 관련 글들을 읽으면서 뒤적이다가 낯익은 글을 발견했어요. 고원형 대표님 인터뷰였는데, 그 때 아움에 대한 글을 보면서 밑줄 그어가면서 읽은 흔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움 페북에 처음으로 글을 남기고, 아움 사이트를 찾아서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중3 동생이 있는 그녀는 아움 멘토링 프로그램에 자신의 동생을 참여하게 하고 싶어서 고원형 대표님한테 쪽지 보내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아움을 알아갔다고 한다.

 

“아움에 올라오는 캠프 사진들 보면서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장돌뱅이에 참여해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에 원형샘과 완실샘께 쪽지 보내서 캠프나 멘토링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아움에 대해 알아갈수록 좋은 단체라는 확신이 들어서 후원 신청도 하게 되었지요.”

 

 

 

 

장돌뱅이와 리더십 캠프, 그리고 달라진 교실

 

 

현유진 기부자님이 장돌뱅이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아움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하는지 직접 보고 싶다는 것과 대학생들이 양구까지 가서 멘토링을 한다는데, 아무래도 경력이 좀 더 많은 그녀가 가면 도울게 많지 않겠냐는 자만심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장돌뱅이 멘토 연수에 참석했는데 첫날에는 무조건 논다는 이야기에 ‘첫날에 놀면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아이들이 말을 듣나? 첫날엔 좀 무섭게 하면서 분위기를 잡아야 편할텐데, 아마 나중에 후회할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멘토들은 멘티들이 잘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방향 제시만 하라는 수정샘의 이야기에도 의문을 가졌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들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요.”

 

장돌뱅이 멘토링이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첫 날 멘티들과 멘토샘들이 놀면서 관계 형성에 초점을 두니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지난 5년동안, 3월 초에는 무서운 척 하려고 목소리에 힘주고 무표정으로 대하던 것에서 벗어나 올해 만난 아이들과는 3월 2일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다고 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한다.

 

“장돌뱅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맡기고 최소한의 역할만 하려니까 답답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올해부터 교실에서도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고 그대로 하기를 강요했던 것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축소했거든요. 국어시간에 모둠별로 신문을 만들면서 모둠별로 회의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방향이 잘못됐을 때만 조금씩 조언해줬는데 작년보다 창의적인 결과물들이 나오는걸 보며 그동안 아이들을 너무 과소평가 했던게 아닌지 반성했어요. 시간은 좀 오래 걸렸지만 믿고, 격려해주니 아이들이 달라지더라고요.”

 

장돌뱅이때, 혼자 닌텐도 게임하고, 말 걸면 귀찮다고 피하고, 밥도 혼자 따로 앉아서 먹던 아이가 이야기를 하고, 친구들과 모둠활동도 하고, 밥도 같이 먹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관심을 갖고 대해주면 이렇게 빨리 변할 수도 있구나. 우리반에도 장돌뱅이 멘토샘들 모셔와서 같이 캠프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또 다른 변화 사례를 말해 주었다.

 

“더 놀라운 변화는 제 동생입니다. 낯가림이 심해서 처음 본 사람과는 이야기도 잘 안하려고 하고,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시키기 전에는 발표를 안 하거든요. 동생을 끈질기게 설득을 해서 평택까지 같이 갔지만 차 안에서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할 정도로 캠프에 대한 불안감이 컸어요. 그런 동생이 변하더라고요. 모둠 친구들과 파워스피치를 하는 것도 놀라웠는데, 혼자 무대에서 괴물 연기를 해야 하는 몰입을 할 때에는 너무 기특하고 신기했어요. 리더십 캠프 보낸다고 할 때, 아움이 어떤 곳이냐고 반신반의하면서 참가비의 절반을 입금해준 여동생도 봄방학에 리더십캠프 하면 또 보내자고 할 정도였거든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책을 읽으면서 지낼 수 있도록

 

 

 

그녀의 어머니께서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는데 일기장에 학원가기 싫다, 학습지 선생님 오시는 날이 제일 싫다는 일기를 보면서, 자신의 딸들은 스트레스 주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시험기간에는 문제집을 풀긴 했지만 평소에는 집에 쌓여있던 책들을 읽으면서 재밌게 지냈다고 한다.

 

“수업을 할 때,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랑 달라요. 같은 시간에 같은 실험을 했더라도,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실험을 한 아이와 자신이 예상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구에 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실험을 한 아이는 다릅니다. 실험에 대한 결과를 예상해 보고 하나씩 결과를 알아갈 때마다 아이들은 재밌고 신기해합니다. 표정부터가 달라요. 설렘이 가득하죠.”

 

시험기간에는 주말에도 학원에 나가고 평일에도 12시가 다 되어서 돌아오는 아이들이 허다하다. 그녀도 시험기간에는 쪽지시험과 각종 시험지를 풀면서, 기준 점수보다 낮게 나오면 나머지를 시키는데, 이 때 아이들의 반응은 학원이랑 집에서도 계속 공부하라고 하는데 선생님도 공부하라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 견디냐는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적어도 초등학교까지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책을 읽으면서 지낼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어요. 물론 학년 수준의 학력은 갖춰야 하지만, 너무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시달려서 지치면 곤란하니까요. 불안하면 복습은 하되, 선행학습을 많이 해서 수업시간에 흥미를 잃는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힘쓰는 아움

 

 

 

그녀는 방학동안 아움의 장돌뱅이과 리더십 캠프를 하면서 훌륭한 프로그램보다 더 부러웠던 건 운영진과 멘토샘들의 열정과 사랑이었다고 한다. 프로그램 진행하는 동안 계속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피곤할 것 같은데, 밤늦게 회의하면서 고민을 나누고 피드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아움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아움 사무실에도 가봤지만 어려운 점이 많더라고요. 장돌뱅이 할 때도 재정적으로 어려웠는데 더 열악한 상황속의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며, 참된 교육을 실천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서 힘쓰는 아움, 더 발전해서 우리나라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이들이 그녀를 통해 아주 멀리까지 흘러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아이들 중에서 그녀처럼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흘러가게 도와주는 사람으로 자라고 그렇게 계속 생기고 자라면 고이지 않고 계속해서 흐르는 물이 되어 세상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상상을 해봤다. 그냥 미소가 나왔다.

 

 

다시 한번 도종환 시인의 ‘여백’ 마지막 부분을 읊어보겠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아름다운배움도 아이들의 가장 든든한 배경이 되어 세상의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힘쓰는 단체가 되겠다.

 

 

 

 

 

인터뷰 / 홍보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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